거치기간은 대출 초반 일정 기간 동안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이에요. 예를 들어 "1년 거치 29년 원리금균등"이라면 첫 1년은 이자만, 그 뒤 29년 동안 원리금을 나눠 갚아요. 초반이 가볍다 보니 끌려요. 문제는 그 가벼움이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결론부터 말하면, 거치기간은 총이자를 늘리고 거치가 끝난 뒤 월 납입액을 끌어올려요. 3억 원을 연 4%, 총 30년으로 빌릴 때 거치 없이 갚으면 총이자 약 2억 1,561만 원, 1년 거치면 약 2억 1,936만 원(+375만 원), 3년 거치면 약 2억 2,706만 원(+1,145만 원)이에요. 거치 중엔 월 100만 원이지만 3년 거치가 끝나면 월 151만 6천 원으로 뛰어요. 그래서 판단 기준은 하나예요. "거치가 끝나는 달의 납입액을 감당할 근거가 있는가."
이 글에서는 거치기간이 총이자와 월 납입액을 어떻게 바꾸는지 계산하고, 거치가 의미 있는 상황과 위험한 상황, 금리가 오를 때의 이중 충격, 거치 대신 쓸 수 있는 방법을 비교해 정리했어요. 숫자는 금리 고정 가정의 예시 계산이고, 거치 설정 가능 여부는 상품과 2026년 현재 정책에 따라 달라요.
핵심 요약
거치기간 동안 원금이 하나도 줄지 않아 이자가 대출 전액에 계속 붙고, 남은 상환 기간이 짧아져 이후 월 납입액이 올라가요.
3억 원·4%·총 30년 기준 거치 0년 월 143만 원, 1년 거치 후 146만 원, 3년 거치 후 152만 원, 5년 거치 후 158만 원이에요.
거치 후 금리가 1%p 오르면 3년 거치 대출의 납입액은 100만 원에서 169만 원으로 한 번에 뛰어요.
초반 목돈 지출, 확실한 매도 대금 같은 명확한 이유가 있을 때만 쓰고, 거치로 생긴 여유를 소비에 쓰지 않는 게 핵심이에요.
대출 거치기간이란: 거치식 상환 구조
거치식 상환은 두 구간으로 나뉘어요.
- 거치기간: 매달 '대출 원금 × 연 금리 ÷ 12'만큼 이자만 내요. 원금은 그대로예요.
- 상환기간: 거치가 끝난 뒤 남은 기간 동안 원리금균등이나 원금균등으로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아요.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총 기간"이에요. 거치기간이 전체 대출 기간 안에 포함되는 경우(30년 = 거치 3년 + 상환 27년)에는 상환기간이 짧아져서 거치 후 납입액이 올라가요. 거치기간이 상환기간에 더해지는 경우(거치 3년 + 상환 30년 = 총 33년)에는 거치 후 납입액은 거치 없는 대출과 같지만 총이자가 더 많이 늘어요. 상담할 때 어느 쪽인지 꼭 확인하세요.
거치기간별 총이자와 월 납입액 비교
3억 원, 연 4%, 총 30년(거치기간 포함)으로 가정해 계산했어요(금리 고정, 원리금균등).
| 구분 | 거치기간 월 납입 | 상환기간 월 납입 | 총이자 | 거치 없음 대비 |
|---|---|---|---|---|
| 거치 없음(30년 상환) | 없음 | 약 143만 2천 원 | 약 2억 1,561만 원 | 기준 |
| 1년 거치 + 29년 상환 | 100만 원 | 약 145만 8천 원 | 약 2억 1,936만 원 | +375만 원 |
| 2년 거치 + 28년 상환 | 100만 원 | 약 148만 6천 원 | 약 2억 2,317만 원 | +757만 원 |
| 3년 거치 + 27년 상환 | 100만 원 | 약 151만 6천 원 | 약 2억 2,706만 원 | +1,145만 원 |
| 5년 거치 + 25년 상환 | 100만 원 | 약 158만 4천 원 | 약 2억 3,505만 원 | +1,944만 원 |
거치기간이 상환기간에 더해지는 방식이라면 결과가 달라져요. 1년 거치 + 30년 상환(총 31년)은 거치 후 납입액이 143만 2천 원 그대로지만 총이자가 약 2억 2,761만 원(+1,200만 원), 3년 거치 + 30년 상환(총 33년)은 약 2억 5,161만 원(+3,600만 원)이에요. 거치 1년마다 정확히 1년 치 이자(1,200만 원)가 더해지는 셈이에요.
왜 총이자가 늘어날까
거치기간 동안 원금이 하나도 줄지 않으니, 그 기간의 이자는 3억 원 전체에 대해 붙어요. 거치 없이 갚았다면 3년 동안 원금이 약 1,650만 원 줄어 있었을 텐데, 거치를 두면 3년 뒤에도 3억 원이 그대로예요. 그 뒤 27년 동안 이 차이만큼 더 큰 잔액에 이자가 붙어요.
반대로 3년 동안 실제로 낸 돈은 거치가 훨씬 적어요. 거치 없음은 3년간 약 5,156만 원, 3년 거치는 3,600만 원을 내요. 약 1,556만 원을 덜 내는 대신, 그 돈과 그 이자를 뒤로 미루는 거예요. 원리금균등에서 초반에 원금이 얼마나 천천히 줄어드는지는 대출 초반 이자 비중과 상환 스케줄표에서 회차별로 볼 수 있어요.
거치기간이 의미 있는 경우
그래도 거치기간이 맞는 상황은 있어요.
- 입주 초기 목돈 지출이 몰릴 때: 인테리어, 이사, 가전, 취득세 등으로 첫해 현금이 빠듯한 경우. 1년 거치로 월 43만 원, 1년이면 약 519만 원의 현금흐름 여유가 생겨요.
- 기존 집 매도 대금이 들어오기 전 공백: 매도 잔금이 몇 달~1년 뒤에 확정돼 있고, 그 돈으로 일부 상환할 계획이 명확한 경우. 이때는 거치 중에 큰 금액을 상환하니 총이자 증가가 거의 없어요.
- 소득이 곧 늘어날 것이 확실할 때: 육아휴직 복직, 전문직 수련 종료처럼 시점이 정해진 경우. 다만 '확실'의 기준은 냉정하게 잡아야 해요.
- 사업자금처럼 초기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경우
공통점은 거치가 끝났을 때 늘어난 납입액을 감당할 근거가 있다는 거예요.
거치기간이 위험한 경우: 금리 상승과 이중 충격
- 거치 여유를 소비로 써버리는 경우: 거치 중 월 43~51만 원의 여유가 생활비에 녹아들면, 거치가 끝나는 순간 생활 수준을 다시 줄여야 해요. 사람은 늘어난 생활비를 줄이는 걸 생각보다 훨씬 힘들어해요.
- 변동금리 대출에서 거치가 길 때: 거치가 끝나는 시점에 금리까지 올라 있으면 충격이 겹쳐요. 3억 원 3년 거치 후 금리가 4%에서 5%로 오르면 납입액이 100만 원에서 약 168만 9천 원으로 한 번에 69% 뛰어요. 금리가 그대로였다면 151만 6천 원이었을 거예요.
- "이자만 내니까 원금 걱정은 나중에"라는 생각: 나중은 생각보다 빨리 와요. 3년은 이사 한 번, 아이 한 명, 이직 한 번이면 지나가는 시간이에요.
- DSR 한도가 빠듯한 경우: 거치 후 원리금이 커지는 구조라 한도 산정에서 불리하게 볼 수 있어요. DSR 계산기로 미리 확인하고 은행에 물어보세요.
또 하나, 주택담보대출은 시기와 상품에 따라 거치기간 설정 자체가 제한되기도 해요. 가계부채 관리 정책상 원칙적으로 처음부터 분할상환하도록 유도하거나 거치기간을 짧게 제한하는 경우가 많으니, 2026년 현재 가능 여부와 최대 기간은 은행 상담 때 확인해야 해요.
거치 대신 쓸 수 있는 방법 비교
초반 부담을 줄이고 싶은 목적이라면 거치 말고도 선택지가 있어요. 3억 원·4% 기준으로 비교해볼게요.
| 방법 | 초반 월 납입 | 이후 월 납입 | 총이자 | 특징 |
|---|---|---|---|---|
| 3년 거치 + 27년 | 100만 원 | 151만 6천 원 | 약 2억 2,706만 원 | 3년 후 납입액 급등 |
| 거치 없이 30년 | 143만 2천 원 | 143만 2천 원 | 약 2억 1,561만 원 | 예측 가능 |
| 거치 없이 40년 | 125만 4천 원 | 125만 4천 원 | 약 3억 183만 원 | 월 부담 가장 낮게 유지 |
| 30년 + 여유 시 중도상환 | 143만 2천 원 | 줄어듦 | 상환에 따라 감소 | 유연함 |
40년은 월 부담이 낮게 유지되지만 총이자가 크게 늘어요. 30년과 40년의 득실은 주택담보대출 30년 vs 40년 비교에서 따로 정리했어요. 그 밖에 대출 금액을 조금 줄이고 인테리어 같은 초기 지출을 뒤로 미루는 방법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갑자기 납입액이 뛰는 달'이 없다는 점에서는 거치보다 예측 가능해요.
예시로 보는 거치 여유의 올바른 사용법
맞벌이 부부가 3억 원을 연 4%로 빌리고 1년 거치(총 30년)를 선택했다고 해볼게요(예시). 거치 없이 갚았다면 월 143만 2천 원, 거치 중엔 100만 원이니 매달 약 43만 원, 1년이면 약 519만 원의 여유가 생겨요.
- 좋은 사용: 입주 첫해 인테리어·가전 비용을 카드 할부 대신 이 여유로 충당하거나, 비상금 계좌에 쌓아두는 것. 카드론이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대출 금리보다 높다면, 거치로 고금리 단기 부채를 피한 것 자체가 이득이에요.
- 나쁜 사용: 여유분이 외식·여행 같은 고정 생활비로 녹아드는 것. 거치가 끝나는 13개월째부터 매달 145만 8천 원을 내야 하는데, 생활비는 이미 늘어 있어서 월 46만 원 가까운 구멍이 생겨요.
- 가장 효율적인 사용: 거치 중 생긴 여유를 따로 모았다가 수수료 면제 시점 이후 중도상환에 쓰는 것. 이렇게 하면 거치로 늘어난 이자 상당 부분을 다시 줄일 수 있어요.
거치 여유를 어디에 쓸지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대부분 세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가 되더라고요. 자동이체로 별도 계좌에 옮겨두는 게 가장 확실해요.
거치기간 고르기 전 체크리스트
- 거치기간이 총 기간에 포함되는지, 더해지는지 확인
- 거치 종료 후 월 납입액(금리 +1%p 시나리오 포함) 계산
- 그 납입액이 거치 종료 시점 예상 소득의 몇 %인지 확인
- 거치 중 생기는 여유를 어디에 쓸지(초기 지출, 비상금, 중도상환) 미리 정하기
- 거치 중 중도상환이 가능한지, 수수료는 얼마인지
- 상품에서 거치 설정이 가능한지, 최대 몇 년인지
자주 묻는 질문
거치기간 동안에도 원금을 갚을 수 있나요?
상품에 따라 거치 중 중도상환이 가능해요. 다만 실행 후 3년 이내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붙는 경우가 많으니 약정서를 확인하세요. 매도 대금처럼 확정된 목돈이 들어오면 거치 중에 갚는 게 이자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1년 거치면 총이자가 얼마나 늘어나나요?
3억 원·연 4% 기준으로 총 30년 안에 거치 1년을 포함하면 약 375만 원, 거치 1년을 더해 총 31년이 되면 약 1,200만 원 늘어요. 거치 후 월 납입액은 각각 145만 8천 원, 143만 2천 원이에요.
거치기간이 끝나면 월 납입액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거치가 끝난 시점의 원금(대출 원금 그대로)을 남은 상환기간과 그 시점 금리로 다시 원리금균등 계산해요. 그래서 상환기간이 짧을수록, 금리가 높을수록 납입액이 커져요.
주택담보대출도 거치기간을 둘 수 있나요?
가능한 상품도 있지만, 가계부채 관리 정책상 거치기간이 제한되거나 처음부터 분할상환을 원칙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2026년 현재 조건은 은행·상품마다 다르니 상담 때 최대 거치기간과 금리 조건을 함께 확인하세요.
거치기간 중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되나요?
변동금리라면 거치 중 이자부터 바로 올라요. 그리고 거치 종료 시점에 높아진 금리로 원리금이 계산되니 납입액이 이중으로 뛰어요. 거치를 고른다면 금리 +1%p 시나리오의 납입액도 감당 가능한지 꼭 확인하세요.
정리
- 거치기간은 '미루기'예요. 3억 원·4%·총 30년 기준 1년 거치 +375만 원, 3년 거치 +1,145만 원의 이자를 더 내요(2026년 10월 기준 예시 계산, 금리 고정 가정).
- 거치 후 월 납입액이 오르고, 변동금리라면 금리 상승과 겹쳐 충격이 커질 수 있어요.
- 초기 목돈 지출이나 확정된 매도 대금처럼 이유가 분명할 때만 쓰고, 거치로 생긴 여유는 비상금이나 중도상환에 쓰세요.
원리금균등상환 계산기로 거치 없는 스케줄을 먼저 뽑아보고, 대출 이자 계산기로 상환기간을 바꿔 거치 후 납입액을 비교해보세요. "거치가 끝나는 달 납입액이 얼마로 뛰는지"가 판단의 거의 전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