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 얘기는 어릴 때부터 들었는데, 숫자로 직접 놓고 본 건 꽤 나중이었다. 막연히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그게 얼마나 차이 나는지는 체감이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복리는 원금에 붙은 이자까지 다시 원금이 되어 이자를 낳는 구조라, 처음 10년은 단리와 별 차이가 없다가 20~30년부터 급격히 벌어진다. 연 5%로 1,000만 원을 30년 두면 단리는 2,500만 원, 복리는 약 4,322만 원이다. 그리고 원금이 두 배 되는 시간은 72 ÷ 연 수익률로 어림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단리와 복리 공식을 예시로 계산해보고, 수익률 차이와 시작 시기 차이가 얼마나 큰 결과를 만드는지 차트로 비교한 뒤, 72의 법칙이 얼마나 정확한지, 투자에서 복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까지 정리한다.
핵심 요약
연 5% 1,000만 원 기준으로 단리와 복리의 차이는 10년 뒤 약 129만 원이지만 30년 뒤에는 약 1,822만 원이다.
72 ÷ 수익률(%)은 원금이 두 배 되는 햇수를 어림하는 방법으로, 연 4~12% 구간에서는 실제 값과 0.3년 안쪽으로 맞는다.
매달 30만 원을 연 6%로 60세까지 적립한다고 할 때, 25세 시작은 약 4억 1천만 원, 35세 시작은 약 2억 원으로 10년 차이에 결과가 절반 이하가 된다(예시 계산).
투자에서 복리가 작동하려면 수익 재투자, 큰 손실 피하기, 비용·세금 줄이기, 시간 네 가지가 필요하다.
단리와 복리 차이, 공식부터
- 단리: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다. 최종 금액 = 원금 × (1 + 이율 × 기간)
- 복리: 이자가 원금에 합쳐져 다음 이자를 낳는다. 최종 금액 = 원금 × (1 + 이율)^기간
1,000만 원, 연 5%로 계산하면 1년 차는 둘 다 1,050만 원이다. 2년 차부터 갈린다. 단리는 또 50만 원이 붙어 1,100만 원, 복리는 1,050만 원의 5%인 52만 5천 원이 붙어 1,102만 5천 원이 된다. 처음엔 2만 5천 원 차이지만, 이 차이가 매년 스스로 이자를 낳으며 커진다.
1,000만 원 기준 단리 vs 복리 표
연 5%로 가정하고, 중간에 돈을 빼거나 더 넣지 않는다고 칠 때(세금·비용 무시, 계산 편의를 위한 예시):
| 기간 | 단리(원금에만 이자) | 복리(연 1회 재투자) | 차이 |
|---|---|---|---|
| 10년 | 1,500만 원 | 약 1,629만 원 | 약 129만 원 |
| 20년 | 2,000만 원 | 약 2,653만 원 | 약 653만 원 |
| 30년 | 2,500만 원 | 약 4,322만 원 | 약 1,822만 원 |
단리는 직선, 복리는 뒤로 갈수록 휘어 올라가요.
표로 보기
| 구분 | 단리 5% | 복리 5% | 복리 7% |
|---|---|---|---|
| 시작 | 1,000 | 1,000 | 1,000 |
| 5년 | 1,250 | 1,276 | 1,403 |
| 10년 | 1,500 | 1,629 | 1,967 |
| 15년 | 1,750 | 2,079 | 2,759 |
| 20년 | 2,000 | 2,653 | 3,870 |
| 25년 | 2,250 | 3,386 | 5,427 |
| 30년 | 2,500 | 4,322 | 7,612 |
10년까지는 별 차이 없어 보인다. 129만 원. 그런데 30년에 가면 단리의 1.7배가 된다. 복리 곡선은 처음엔 직선이랑 거의 붙어 가다가 뒤로 갈수록 휘어 올라간다. 이 "뒤로 갈수록"이 핵심이다.
같은 조건에서 수익률이 7%면 30년 뒤 약 7,612만 원이다. 수익률 2%p 차이가 30년 동안 쌓이면 결과가 1.76배 벌어진다. 반대로 말하면, 매년 빠져나가는 비용 1~2%도 같은 원리로 크게 쌓인다는 뜻이다. 펀드·ETF 보수 차이가 장기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이것이다(ETF란 무엇인가).
72의 법칙, 원금이 두 배 되는 시간
복리로 원금이 두 배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대충 계산하는 방법이다.
- 72 ÷ 연 수익률(%) ≈ 두 배 되는 데 걸리는 햇수
연 6%면 72 ÷ 6 = 12년. 연 4%면 18년. 연 9%면 8년. 정확한 값과 비교해보면 이렇다.
| 연 수익률 | 72의 법칙 | 실제 계산값 | 차이 |
|---|---|---|---|
| 2% | 36.0년 | 35.0년 | 1.0년 |
| 3% | 24.0년 | 23.4년 | 0.6년 |
| 4% | 18.0년 | 17.7년 | 0.3년 |
| 6% | 12.0년 | 11.9년 | 0.1년 |
| 8% | 9.0년 | 9.0년 | 거의 없음 |
| 10% | 7.2년 | 7.3년 | 0.1년 |
| 12% | 6.0년 | 6.1년 | 0.1년 |
실제 계산값은 ln2 ÷ ln(1 + 수익률)로 구했다. 연 6~10% 구간에서는 거의 정확하고, 수익률이 아주 낮으면 조금 길게 나온다. 반대로 "10년 안에 두 배를 만들려면 연 몇 %가 필요하지?"도 72 ÷ 10 = 7.2%로 거꾸로 써먹을 수 있다.
물가와 대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물가가 연 3%씩 오르면 대략 24년 뒤에 돈의 구매력이 반토막이다. 현금을 그냥 두는 것도 위험이 없는 선택은 아니라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다. 반대로 연 18% 카드론·리볼빙을 갚지 않고 두면 4년 만에 빚이 두 배 가까이 된다. 복리는 내 편일 때와 남의 편일 때 똑같이 강하다. 대출 이자 차이는 대출 금리 0.5% 차이에서 계산해봤다.
시간이 가장 큰 변수, 10년 늦게 시작하면
같은 월 30만 원을 연 6%(월복리 환산)로 60세까지 적립한다고 할 때, 시작 나이만 다르게 계산해봤다(세금·비용 무시 예시).
25세 시작과 35세 시작의 원금 차이는 3,600만 원인데, 결과 차이는 약 2억 1천만 원이다. 마지막 10년 동안 불어나는 금액이 앞선 수십 년의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일찍 시작하는 게 금액을 크게 시작하는 것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은 이유다. 내 조건으로 바꿔 보고 싶으면 적금 계산기에 월 납입액·기간·금리를 넣어보면 된다. 매달 같은 금액을 넣는 방식은 적립식 투자 가이드에서 따로 다뤘다.
목표에서 거꾸로 계산하기: 월 50만 원으로 1억 만들기
복리를 체감하는 또 다른 방법은 목표 금액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는 것이다. 매달 50만 원씩 넣어 1억 원을 만든다고 할 때(세금·비용 무시 예시):
| 연 수익률 | 걸리는 기간 | 납입 원금 | 복리가 채워준 몫 |
|---|---|---|---|
| 0%(저금통) | 200개월(약 16.7년) | 1억 원 | 0원 |
| 3% | 163개월(약 13.6년) | 8,150만 원 | 약 1,850만 원 |
| 6% | 141개월(약 11.8년) | 7,050만 원 | 약 2,950만 원 |
| 8% | 129개월(약 10.8년) | 6,450만 원 | 약 3,550만 원 |
연 6%면 저금통보다 5년 가까이 빨리 도착한다. 다만 투자 수익률은 확정이 아니라서, 목표 시점이 정해진 돈일수록 보수적인 수익률로 계획하고 남는 건 보너스로 생각하는 편이 안전하다.
연복리, 월복리, 적금 이자는 다르다
예금·적금에서 말하는 '복리'도 주기에 따라 결과가 조금 다르다.
| 방식 | 연 5% 1,000만 원 1년 뒤 | 특징 |
|---|---|---|
| 단리 | 1,050만 원 | 대부분의 정기예금 |
| 연복리 | 1,050만 원 | 1년 단위로 이자 합산 |
| 월복리 | 약 1,051.2만 원 | 매달 이자를 합산 |
1년 단위로는 차이가 작지만 기간이 길수록 벌어진다. 또 적금은 매달 넣는 돈마다 굴러가는 기간이 달라서, "연 5% 적금"의 실제 이자는 원금 전체에 5%가 붙는 것보다 훨씬 적다. 이 착시는 적금 5% 실제 이자와 단리와 월복리 차이에서 숫자로 정리했다.
투자에서 복리가 작동하려면 필요한 4가지
예금은 이자가 정해져 있으니 복리가 깔끔하게 계산된다. 주식이나 ETF는 좀 다르다.
- 수익을 다시 넣어야 한다. 배당을 받아서 쓰면 복리가 끊긴다. 재투자하거나 분배금 자동 재투자형 상품을 쓰는 이유다.
- 크게 잃지 않아야 한다. −50%를 맞으면 원금 회복에 +100%가 필요하다. 손실과 회복은 비대칭이라 큰 손실 한 번이 복리를 몇 년씩 되돌린다(손실 회복의 수학).
- 비용과 세금이 새지 않아야 한다. 잦은 매매는 수수료와 세금으로 복리를 갉아먹는다. 절세 계좌가 장기 투자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과세를 뒤로 미루거나 줄여서 굴러가는 원금을 키우기 때문이다(연금저축과 IRP 비교).
-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건 돈으로 살 수 없다.
산술평균 말고 기하평균으로 봐야 하는 이유
주식 수익률은 매년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연평균 몇 %"라고 말할 때도 산술평균이 아니라 기하평균(연복리 환산)으로 봐야 한다. +50%, −50%를 연달아 맞으면 산술평균은 0%지만 실제로는 1 × 1.5 × 0.5 = 0.75, 원금의 75%만 남는다. 변동이 클수록 산술평균과 실제 복리 수익의 차이가 커진다. 그래서 같은 평균 수익률이라면 덜 출렁이는 쪽이 장기 복리에서 유리하다.
복리 계산할 때 흔한 착각
- "복리면 금방 부자가 된다": 앞쪽 10년은 단리와 비슷하다. 지루한 구간을 견뎌야 효과가 나온다.
- "높은 수익률을 짧게 내면 된다": 높은 수익률을 노리다 큰 손실을 한 번 맞으면 복리 곡선이 꺾인다.
- "적금 5%면 원금의 5%가 이자": 매달 넣는 적금은 실제 이자가 그보다 적다.
- "세금은 마지막에 한 번": 일반 계좌는 배당·이자에 매년 세금이 떼여 굴러가는 원금이 줄어든다.
자주 묻는 질문
단리와 복리 중 예금은 어떤 방식인가요?
국내 정기예금은 대부분 단리이고, 일부 상품이 월복리를 제공한다. 예금 기간이 1~2년으로 짧으면 차이가 크지 않지만, 상품 설명서에서 이자 계산 방식을 확인하는 게 좋다.
72의 법칙은 왜 72인가요?
정확한 공식은 ln2(약 0.693) ÷ ln(1 + 수익률)인데, 흔한 수익률 구간에서 이 값이 72 ÷ 수익률(%)과 비슷하게 나온다. 72는 2, 3, 4, 6, 8, 9, 12로 나누어떨어져 암산이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복리 효과를 높이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통제할 수 있는 것 중에서는 시작 시기와 비용이다. 수익률은 시장이 정하지만, 일찍 시작하고 보수·수수료·세금을 줄이는 건 내가 정할 수 있다.
주식 투자도 복리인가요?
배당을 재투자하고 원금을 빼지 않으면 복리처럼 작동한다. 다만 매년 수익률이 일정하지 않아 결과가 예금처럼 확정되지 않고, 큰 손실이 나면 복리가 크게 꺾일 수 있다.
물가를 감안하면 복리 수익률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명목 수익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수익률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연 5% 수익에 물가가 3%면 실질 구매력은 대략 연 2%씩 늘어나는 셈이다.
정리
- 단리는 직선, 복리는 휘어 올라가는 곡선. 연 5% 1,000만 원은 30년 뒤 2,500만 원 vs 약 4,322만 원.
- 72 ÷ 수익률 = 두 배 되는 햇수. 연 6~10%에서는 거의 정확하다.
- 10년 늦게 시작하면 결과가 절반 이하가 될 수 있다(예시 계산).
- 투자 복리의 조건은 재투자, 큰 손실 피하기, 비용·세금 관리, 시간.
- 변동이 클수록 산술평균과 실제 수익의 차이가 커진다.
결과 금액이 원금 대비 몇 % 늘었는지는 퍼센트 계산기로 바로 나온다. 복리는 마법이라기보다 인내에 붙는 이자에 가깝다. 앞쪽 10년은 지루하고, 뒤쪽에서야 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