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내기, 청소 당번, 발표 순서를 정할 때 사다리타기만큼 간단한 게 없죠. 그런데 사다리를 그리다 보면 "가로줄을 이렇게 몇 개만 그어도 되나?" 싶을 때가 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사다리타기는 누구도 같은 칸에 도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항상 공정하지만, 가로줄이 적으면 출발한 칸 바로 아래로 떨어질 확률이 눈에 띄게 높아져서 결과가 보이는 상태에서 고르면 공정하지 않아요. 5명 사다리에 가로줄 10개면 맨 왼쪽에서 출발해 맨 왼쪽 결과에 도착할 확률이 33.6%로, 공정한 값 20%보다 1.7배 가까이 높아요.
이 글은 가로줄 개수에 따라 도착 확률이 어떻게 바뀌는지 파이썬으로 직접 계산한 결과를 표와 차트로 정리했어요. 그리고 사다리를 공정하게 만드는 방법, 많이 헷갈리는 "제비뽑기는 먼저 뽑는 게 유리한가"까지 함께 짚어 볼게요.
핵심 요약
사다리의 가로줄 하나는 이웃한 두 줄의 자리를 맞바꾸는 '전치'예요. 그래서 어떤 사다리든 출발점과 도착점은 일대일로 짝지어지고, 두 사람이 같은 결과에 도착하는 일은 없어요.
가로줄이 적으면 출발한 줄 근처에 도착할 확률이 높아요. 5명 기준 가로줄 10개면 바로 아래 도착 33.6%, 반대쪽 끝 도착 7.1%예요.
5명이면 가로줄 36개 이상, 8명이면 145개 이상이어야 모든 칸의 확률이 공정한 값과 1%포인트 안쪽으로 맞아요. 손으로 그리기 어렵다면 결과를 나중에 섞어서 공개하는 게 더 확실해요.
제비뽑기는 먼저 뽑든 나중에 뽑든, 앞사람 결과를 모르는 상태라면 당첨 확률이 모두 같아요.
사다리타기의 수학: 가로줄 하나 = 자리 맞바꾸기
사다리에서 세로줄을 따라 내려가다가 가로줄을 만나면 옆 줄로 건너가요. 이때 그 가로줄 양쪽에 있던 두 사람은 정확히 자리를 맞바꿔요. 수학에서는 이렇게 두 원소만 맞바꾸는 걸 전치(transposition) 라고 불러요.
사다리 전체는 이런 맞바꾸기를 위에서부터 차례로 이어 붙인 거예요. 맞바꾸기를 몇 번 하든 결과는 "출발 순서를 섞은 하나의 순열"이 되기 때문에, 다음 성질이 항상 성립해요.
- 두 사람이 같은 결과에 도착하지 않아요. 맞바꾸기는 자리를 바꿀 뿐 겹치게 만들지 않거든요.
- 도착하지 않는 결과도 없어요. 결과 칸 수와 사람 수가 같으면 모든 칸이 정확히 한 번씩 채워져요.
- 이웃한 맞바꾸기만으로 모든 순서를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가로줄을 충분히 많이 무작위로 그으면 가능한 모든 배정(5명이면 120가지)이 거의 같은 확률로 나와요.
여기까지가 "사다리는 공정하다"는 직관의 근거예요. 문제는 "충분히 많이"가 얼마냐는 거예요.
가로줄 개수에 따른 도착 확률: 직접 계산한 방법
계산 방법은 이래요. 세로줄 n개 사다리에서 가로줄 하나를 그을 때마다 이웃한 n − 1개 칸 중 하나를 똑같은 확률로 고르고, 가로줄들은 서로 다른 높이에 놓인다고 가정했어요. 그러면 한 사람의 위치는 가로줄 하나를 지날 때마다 "왼쪽으로 1/(n−1), 오른쪽으로 1/(n−1), 나머지는 제자리"로 움직여요. 이 확률을 가로줄 개수만큼 반복해서 곱하면 정확한 도착 확률이 나와요. 파이썬으로 계산했고, 5줄·가로줄 10개 경우는 20만 번 무작위 시뮬레이션으로도 같은 값(소수점 첫째 자리 오차 이내)이 나오는 걸 확인했어요.
5명 사다리에서 맨 왼쪽(1번)에서 출발한 사람이 각 결과에 도착할 확률이에요.
| 가로줄 수 | 1번 결과 | 2번 | 3번 | 4번 | 5번 결과 |
|---|---|---|---|---|---|
| 0개 | 100% | 0% | 0% | 0% | 0% |
| 4개 | 49.2% | 32.8% | 14.1% | 3.5% | 0.4% |
| 10개 | 33.6% | 28.1% | 19.5% | 11.7% | 7.1% |
| 20개 | 24.9% | 23.0% | 20.0% | 17.0% | 15.1% |
| 40개 | 20.7% | 20.4% | 20.0% | 19.6% | 19.3% |
| 공정한 값 | 20% | 20% | 20% | 20% | 20% |
가로줄 4개짜리 사다리는 사실상 "거의 그대로 내려가는" 사다리예요. 1번에서 출발해 5번 결과로 갈 확률은 0.4%에 불과해요. 회식 자리에서 흔히 그리는 가로줄 8~10개짜리 사다리도 바로 아래 결과 확률이 33~37% 수준이에요.
가운데 줄은 오히려 공정에 가까워요
재미있는 건 출발 위치에 따라 치우침이 다르다는 점이에요. 5명·가로줄 10개 사다리에서 가운데(3번)에서 출발하면 결과별 확률이 19.5%, 20.2%, 20.6%, 20.2%, 19.5%로 거의 고르게 나와요. 반면 양 끝에서 출발하면 치우침이 가장 커요. 끝줄은 한쪽으로만 움직일 수 있어서 멀리 가기가 어렵거든요.
두 선이 20%에서 만날 때까지 가로줄이 40개 가까이 필요해요.
표로 보기
| 구분 | 바로 아래(1번 결과) | 반대쪽 끝(5번 결과) |
|---|---|---|
| 0개 | 100 | 0 |
| 2개 | 62.5 | 0 |
| 4개 | 49.2 | 0.4 |
| 6개 | 41.9 | 2.2 |
| 8개 | 37.1 | 4.7 |
| 10개 | 33.6 | 7.1 |
| 15개 | 28.1 | 12 |
| 20개 | 24.9 | 15.1 |
| 30개 | 21.8 | 18.2 |
| 40개 | 20.7 | 19.3 |
| 60개 | 20.1 | 19.9 |
몇 명이면 가로줄 몇 개가 필요할까
사람이 많아질수록 끝에서 끝까지 섞이려면 가로줄이 훨씬 많이 필요해요. 기준을 "어느 칸에서 출발하든, 모든 결과의 확률이 공정한 값과 1%포인트 이내"로 잡고 최소 가로줄 수를 계산했어요.
| 인원 | 최소 가로줄 수 | 칸 사이 평균 |
|---|---|---|
| 3명 | 7개 | 3.5개 |
| 4명 | 18개 | 6개 |
| 5명 | 36개 | 9개 |
| 6명 | 63개 | 약 12.6개 |
| 8명 | 145개 | 약 20.7개 |
| 10명 | 272개 | 약 30.2개 |
사람 수가 두 배가 되면 필요한 가로줄은 대략 네 배 이상으로 늘어나요. 끝에서 끝까지 거리가 멀어지는 데다, 가로줄 하나가 특정 사람을 건드릴 확률도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10명 사다리를 손으로 272개나 그을 수는 없으니, 사람이 많을 때는 다른 장치가 필요해요.
사다리타기를 공정하게 만드는 방법
다행히 가로줄 수를 무작정 늘리지 않아도 공정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어요. 핵심은 누구도 자기 출발점과 결과의 관계를 미리 알 수 없게 하는 것이에요.
- 결과는 출발점을 다 고른 뒤에 적어요. 결과(꽝, 당첨, 순서)를 아래 칸에 무작위로 배치하면, 사다리가 아무리 치우쳐 있어도 각자 확률은 정확히 1/n이 돼요. 치우침은 "어디서 출발해서 어느 칸으로 가는가"의 문제인데, 칸에 무엇이 있는지를 무작위로 정하면 그 치우침이 의미가 없어져요.
- 사다리를 가린 채 고르게 해요. 결과가 보이는 상태에서 사다리까지 보이면 길을 따라가 볼 수 있으니, 접어서 가리는 전통적인 방식이 맞아요.
- 각자 가로줄을 하나씩 추가해요. 출발점을 고른 뒤 모두가 한두 개씩 줄을 더 그으면, 한 사람이 사다리를 설계해 결과를 유도하기 어려워져요.
- 가로줄은 칸마다 최소 5개 이상 그어요. 5명 기준 20개면 치우침이 최대 5%포인트 정도로 줄어요.
- 양 끝줄을 조심해요. 결과가 보이는 사다리라면 끝줄 바로 아래의 결과가 가장 확률이 높아요.
사다리타기 같은 도구는 가로줄을 컴퓨터가 무작위로 만들고 결과를 출발점 선택 뒤에 보여 주니, 손으로 그릴 때 생기는 치우침이나 "누가 사다리를 그렸냐" 논란이 줄어요. 사람이 많거나 팀을 나눠야 한다면 처음부터 제비뽑기·팀 나누기처럼 전체 순서를 한 번에 무작위로 섞는 방식이 수학적으로 가장 깔끔해요.
제비뽑기는 먼저 뽑는 게 유리할까
사다리 다음으로 많이 쓰는 게 제비뽑기죠. "먼저 뽑으면 당첨이 남아 있어서 유리하다", "나중에 뽑으면 남들이 꽝을 빼 줘서 유리하다"는 말이 다 있는데, 정답은 앞사람 결과를 모른 채 뽑는다면 순서와 상관없이 확률이 같다예요.
5장 중 당첨 1장이 있다고 해 볼게요.
- 1번째 사람: 당첨 확률 1/5 = 20%
- 2번째 사람: 첫 사람이 꽝을 뽑을 확률 4/5 × 남은 4장 중 당첨 1/4 = 1/5 = 20%
- 3번째 사람: 4/5 × 3/4 × 1/3 = 1/5 = 20%
- 마지막 사람: 4/5 × 3/4 × 2/3 × 1/2 = 1/5 = 20%
곱셈이 줄줄이 약분되면서 모두 1/5이 돼요. 직관적으로는 이렇게 보면 쉬워요. 제비 5장을 섞어 한 줄로 늘어놓고 각자 자기 자리를 하나씩 가져가는 것과 똑같거든요. 당첨 쪽지가 어느 자리에 있을지는 다섯 자리가 모두 같은 확률이에요.
순서가 의미 있어지는 경우
다만 다음 상황에서는 순서가 차이를 만들어요.
- 앞사람 결과를 보고 뽑을 때: 앞에서 당첨이 나오면 뒷사람 확률은 0이 되고, 꽝만 나오면 올라가요. 그래도 "뽑기 전에" 따진 평균 확률은 여전히 같아요.
- 중간에 그만둘 수 있을 때: 당첨이 나오면 끝나는 게임이라면 뒷사람은 아예 못 뽑을 수도 있어요. 이건 확률이 아니라 규칙의 문제예요.
- 쪽지가 잘 섞이지 않았을 때: 당첨 쪽지를 맨 위에 넣고 대충 흔들면 먼저 뽑는 사람이 유리해요. 공정성은 결국 "섞기"에 달려 있어요.
이건 사다리와 같은 이야기예요. 사다리에서도 가로줄이 적으면 "잘 섞이지 않은 제비"처럼 출발 위치가 결과에 영향을 줘요. 내기를 정하는 방법을 고르는 것 자체가 귀찮다면 결정장애 극복법 글에서 사소한 결정을 운에 맡기는 요령도 정리해 뒀어요.
상황별로 어떤 방법이 좋을까
| 상황 | 추천 방법 | 이유 |
|---|---|---|
| 3~4명 커피 내기 | 사다리 (가로줄 칸당 5개 이상) | 손으로 그려도 충분히 섞임 |
| 5~6명 벌칙 정하기 | 사다리 + 결과 나중에 배치 | 가로줄 치우침을 무력화 |
| 10명 이상 순서 정하기 | 무작위 섞기 도구 | 사다리로는 섞이는 데 너무 많은 줄 필요 |
| 팀·조 나누기 | 전체 명단 무작위 섞기 | 한 번에 공정한 순열 생성 |
| 당첨자 1명 추첨 | 제비뽑기 | 순서와 무관하게 모두 같은 확률 |
확률 이야기가 재미있었다면 로또 1등 확률 계산 글도 같은 방식(조합과 기대값)으로 풀어 뒀어요.
자주 묻는 질문
사다리타기에서 두 사람이 같은 결과에 도착할 수 있나요?
없어요. 가로줄 하나는 이웃한 두 사람의 자리를 맞바꾸는 것이라, 아무리 많이 그어도 출발점과 도착점은 일대일로 짝지어져요. 단, 같은 높이에서 한 세로줄 양쪽으로 가로줄이 동시에 붙어 있으면 길이 갈려 버리니, 그릴 때 높이를 조금씩 엇갈리게 하면 돼요.
사다리 가로줄은 몇 개 그어야 공정한가요?
결과가 보이는 상태라면 5명 기준 36개 이상이어야 모든 칸의 확률이 20% ± 1%포인트 안에 들어와요. 손으로는 부담스러우니, 칸 사이마다 5개 이상 긋고 결과를 출발점 선택 뒤에 무작위로 적는 방법을 추천해요.
사다리에서 어느 줄을 고르면 유리한가요?
결과 칸이 미리 보이고 가로줄이 적다면, 원하는 결과 바로 위의 줄이 가장 유리해요. 5명·가로줄 10개면 그 확률이 33.6%예요. 반대로 결과를 나중에 무작위로 배치하면 어느 줄이든 똑같이 1/n이에요.
제비뽑기는 먼저 뽑는 사람이 유리한가요?
앞사람 결과를 모른 채 뽑는다면 순서와 상관없이 모두 같은 확률이에요. 5장 중 당첨 1장이면 첫 번째도, 다섯 번째도 20%예요. 쪽지를 충분히 섞는 게 순서보다 훨씬 중요해요.
온라인 사다리타기는 조작할 수 없나요?
도구가 결과를 미리 정해 두고 보여 주는지, 선택 뒤에 무작위로 만드는지에 따라 달라요. 공정성이 중요하다면 모두가 보는 화면에서 출발점을 고른 다음 사다리를 생성하는 방식을 쓰고, 결과에 이의가 없도록 미리 규칙을 합의해 두세요.
정리
사다리타기는 순열을 만드는 장치라 "같은 결과에 둘이 도착하는" 문제는 없지만, 가로줄이 적으면 출발점 근처로 떨어지는 치우침이 커요. 5명 기준 가로줄 10개면 바로 아래 결과 확률이 33.6%, 20개면 24.9%, 40개쯤 되어야 20%에 가까워져요. 가장 쉬운 해결책은 결과를 출발점 선택 뒤에 무작위로 배치하는 거예요.
제비뽑기는 잘 섞기만 하면 순서와 상관없이 모두 같은 확률이에요. 간단한 내기는 사다리타기로, 인원이 많거나 팀을 나눌 땐 제비뽑기·팀 나누기로 공정하게 정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