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만기가 다가오면 집주인에게서 "이번에 좀 올려야겠어요" 혹은 "제가 들어가 살려고요"라는 연락이 오곤 해요. 이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계약갱신청구권이에요. 결론부터 말하면 임차인은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딱 한 번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갱신되면 2년이 연장되며, 보증금·월세 증액은 기존의 5% 이내로 제한돼요. 집주인은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거절할 수 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듣는 말 중에는 틀린 게 꽤 많아요. "갱신하면 무조건 5% 올려야 한다", "집주인이 거절하면 끝이다", "만기 한 달 전에 말해도 된다", "두 번 쓸 수 있다" 같은 것들이죠. 이 글에서는 행사 기간 계산법, 월세가 섞인 계약에서 5%를 계산하는 방법, 거절 사유별 대응, 실거주 거절 후 다른 세입자를 들였을 때의 손해배상 계산, 묵시적 갱신과의 전략적 차이까지 순서대로 정리했어요.
핵심 요약
행사 기간은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이고, 기록이 남는 방식(문자·내용증명)으로 통보하는 게 안전해요.
5%는 의무 인상률이 아니라 상한이에요. 동결·인하도 합의하면 되고, 지자체 조례로 더 낮을 수 있어요.
집주인은 실거주, 2기 차임 연체, 무단 전대 등 법정 사유가 있을 때만 거절할 수 있어요.
묵시적 갱신은 갱신청구권을 쓴 것으로 보지 않아서, 다음 만기에 청구권이 그대로 남아요. (2026년 10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기준)
계약갱신청구권 기본 구조: 1회, 2년, 5%
계약갱신청구권은 2020년 7월 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흔히 임대차3법)으로 도입됐어요. 핵심 숫자는 세 개예요.
| 항목 | 내용 | 메모 |
|---|---|---|
| 횟수 | 1회 | 묵시적 갱신은 횟수에 포함 안 됨 |
| 연장 기간 | 2년 | 갱신 후에도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 통보 가능 |
| 증액 상한 | 기존 차임·보증금의 5% | 지자체 조례로 더 낮게 정할 수 있음 |
| 행사 기간 | 만료 6개월 전 ~ 2개월 전 | 2020년 12월 10일 이후 체결·갱신 계약 기준 |
| 갱신 후 해지 | 임차인 통보 3개월 뒤 효력 | 임대인은 중도 해지 불가 |
즉, 최초 2년 + 갱신 2년으로 최대 4년 거주를 보장받는 구조예요. 갱신된 계약도 전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보되, 차임과 보증금은 5%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어요.
갱신 후에는 임차인에게 유리한 비대칭이 하나 있어요. 임차인은 갱신된 계약 기간 중이라도 언제든 해지를 통보할 수 있고, 통보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겨요. 이직이나 내 집 마련으로 일찍 나가야 할 때 유용해요.
행사 기간 계산법: 만기에서 거꾸로 세기
행사 기간은 만료일을 기준으로 역산해요. 예를 들어 계약 만료일이 2027년 3월 31일이라면,
- 시작: 6개월 전 → 2026년 9월 30일 무렵부터
- 끝: 2개월 전 → 2027년 1월 31일 무렵까지
정확한 초일·말일 계산은 민법의 기간 계산 규칙을 따르는데, 하루 차이로 다투는 일을 피하려면 마감일 1~2주 전에 여유 있게 보내는 게 좋아요. 날짜 더하기·빼기 계산기로 만기일에서 6개월, 2개월을 빼서 달력에 표시해 두면 깜빡할 일이 없어요.
통보 방법에 형식 제한은 없어서 말로 해도 효력은 있어요. 하지만 나중에 "그런 말 들은 적 없다"는 분쟁이 생기면 증명이 어려워요. 그래서 이렇게 권해요.
- 문자·카톡: 날짜와 내용이 남고, 상대가 읽었는지도 확인돼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합니다"라고 명확히 쓰세요.
- 내용증명: 분쟁 가능성이 보이면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한 번 더. 도달 시점이 공적으로 남아요.
- 통화 녹음: 보조 수단으로만.
애매한 표현("계속 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은 피하고, 권리 행사라는 점이 드러나게 쓰는 게 핵심이에요.
5% 상한 계산법: 전세, 월세, 반전세
순수 전세
가장 간단해요. 보증금 × 5%가 최대 증액이에요. 퍼센트 계산기에 보증금을 넣으면 바로 나와요.
3억 원 전세라면 최대 1,500만 원, 즉 3억 1,500만 원까지만 올릴 수 있어요. 집주인이 3억 3천만 원을 요구한다면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순간 그 요구는 5% 범위로 줄어들어요.
월세가 섞인 반전세
보증금과 월세를 같이 올리거나,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바꾸는 경우에는 둘을 같은 단위로 맞춰야 해요. 실무에서 흔히 쓰는 방식은 월세를 전월세 전환율로 보증금으로 환산해 합친 뒤 5%를 적용하는 거예요. 전환율은 법에서 "연 10%"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 2%p" 중 낮은 비율로 정하고 있어요.
아래는 기준금리를 2.5%로 가정해 전환율 4.5%를 적용한 예시 계산이에요. 실제 계산할 때는 그 시점의 기준금리를 확인하세요.
- 현재 계약: 보증금 1억 원, 월세 50만 원
- 월세 환산액: 50만 원 × 12 ÷ 4.5% = 약 1억 3,333만 원
- 환산 합계: 약 2억 3,333만 원
- 5% 상한: 약 1,167만 원
이 1,167만 원을 보증금으로만 올리면 보증금 약 1억 1,167만 원 + 월세 50만 원, 월세로만 올리면 1,167만 원 × 4.5% ÷ 12 = 약 4만 3,750원이 늘어난 월세 약 54만 3,750원이 상한이에요. 둘을 섞어 올려도 환산 합계 증가분이 5%를 넘지 않으면 돼요.
전환 방식은 해석 여지가 있어서, 금액이 크거나 집주인과 의견이 갈리면 지자체 전월세 상담 창구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계산을 받아 두는 게 좋아요.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임대인은 아래 사유가 있을 때만 거절할 수 있어요. 사유가 없는 거절은 효력이 없어서, 임차인이 기간 내에 청구했다면 계약은 갱신된 것으로 봐요.
| 거절 사유 | 실무 포인트 |
|---|---|
| 차임을 2기 이상 연체한 사실 | 계약 기간 중 연체 "합계"가 2기분에 이른 적이 있으면 해당 |
|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 | |
| 서로 합의해 임대인이 상당한 보상을 제공 | 이사비·중개수수료 등 합의금 |
| 임대인 동의 없이 전대 | |
| 고의·중대한 과실로 주택 일부 또는 전부 파손 | |
| 주택 일부 또는 전부가 멸실돼 목적 달성 불가 | |
| 철거·재건축 계획 (계약 체결 시 고지 등 요건) | 막연한 계획은 해당 안 됨 |
| 임대인 또는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거주 | 가장 흔한 사유 |
| 그 밖에 임차인 의무를 현저히 위반 |
실거주 거절, 무엇을 확인할까
실거주 사유는 임대인 본인, 배우자 아닌 직계존속·비속(부모, 자녀)까지 인정돼요. 형제자매는 해당하지 않아요. 판례는 실거주 의사가 진정한지 다툼이 생기면 임대인 쪽이 그 사정을 어느 정도 증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어요. 거절 통보를 받으면 "누가, 언제부터 들어와 사는지"를 문자로 확인해 기록해 두세요.
매매로 집주인이 바뀌는 경우
새 집주인의 실거주 거절이 가능한지는 소유권 이전등기 시점이 갈림길이에요. 대법원은 임차인이 이미 갱신을 요구했더라도, 매수인이 갱신 거절이 가능한 기간(만료 2개월 전까지) 안에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할 수 있다고 봤어요. 반대로 그 기간이 지난 뒤 등기를 넘겨받았다면 거절이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에요. 매매 소식이 들리면 등기부등본의 갑구에서 소유권 이전 날짜부터 확인하세요.
실거주라더니 다른 세입자를? 손해배상 계산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해 놓고, 갱신됐다면 계약이 이어졌을 2년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져요. 법은 손해배상액을 다음 세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으로 정하고 있어요.
- 갱신 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 새 임차인에게서 받는 환산월차임과 갱신 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차액의 2년분
- 갱신 거절로 임차인이 실제 입은 손해액 (이사비, 중개수수료, 늘어난 이자 등)
환산월차임은 보증금을 전환율로 월 차임으로 바꾼 금액이에요. 아래는 전환율 4.5%를 가정한 예시 계산이에요.
- 기존 전세 3억 원 → 환산월차임 3억 × 4.5% ÷ 12 = 112만 5천 원
- ① 3개월분: 337만 5천 원
- 새 세입자 전세 3억 6천만 원 → 환산월차임 135만 원, 차액 22만 5천 원
- ② 차액 2년분: 22만 5천 원 × 24 = 540만 원
- ③ 실제 손해(이사비·수수료 등 예시): 400만 원
전 세입자가 새 임차인이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확정일자 부여 현황이나 전입세대 열람 등이 거론되는데, 열람 범위는 제도에 따라 제한이 있으니 주민센터에 가능한 방법을 문의해 보세요.
묵시적 갱신 vs 갱신청구권, 무엇이 유리할까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임대인이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통지를 하지 않고, 임차인도 2개월 전까지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묵시적 갱신이 돼요. 같은 조건으로 2년이 연장되고,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보할 수 있으며 3개월 뒤 효력이 생겨요.
결정적인 차이는 횟수 소진 여부예요. 묵시적 갱신은 갱신청구권을 쓴 게 아니어서, 다음 만기에 청구권을 그대로 쓸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전략이 나와요.
- 집주인이 기간 내에 아무 연락이 없다 → 굳이 먼저 청구권을 꺼내지 않고 묵시적 갱신을 기다린다.
- 집주인이 증액이나 퇴거를 요구해 왔다 → 그때 청구권 행사 여부를 판단한다. 5% 이내 증액이면 행사하는 게 유리한 경우가 많다.
- 집주인과 좋은 조건으로 새 계약서를 쓰는 합의 갱신 → 계약서에 "갱신청구권 행사 아님"을 명시할지 여부가 다툼이 될 수 있으니, 합의 내용을 분명히 기록한다.
단, 2개월 전 마감 직전까지 기다리다 집주인이 마감일에 증액을 통보하면 생각할 시간이 부족해요. 마감 3~4주 전까지 연락이 없으면 가볍게 의사를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흔한 오해와 실수 체크리스트
- "5%는 무조건 올려야 하는 것" → 상한일 뿐이에요. 시세가 떨어졌다면 감액 협상도 가능해요.
- "2개월 전 날짜에 문자 보내면 충분" → 도달 시점 다툼 여지를 남기지 마세요. 여유 있게 보내세요.
- "갱신하면 새 계약서를 꼭 써야 한다" → 꼭 필요하진 않아요. 다만 증액했다면 증액분에 대한 약정서를 쓰고 확정일자를 새로 받아야 증액분 순위가 확보돼요. 이유는 전입신고·확정일자 글에 정리했어요.
- "증액 계약도 신고 안 해도 된다" → 금액이 바뀐 갱신 계약은 전월세 신고 대상이에요. 전월세 신고제 기준을 확인하세요.
- "갱신 후에는 2년 꼭 채워야 한다" →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 통보 가능, 3개월 뒤 효력이에요.
- "형제가 들어와 산다니 어쩔 수 없다" → 형제자매 실거주는 법정 거절 사유가 아니에요.
상황별 대응 가이드
집주인이 10% 인상을 요구할 때: 갱신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기록으로 통보하고, 5% 이내에서 협상하세요. 시세가 정체됐다면 동결을 제안할 근거로 실거래가를 같이 보여 주면 좋아요.
집주인이 실거주한다고 할 때: 누가 언제부터 사는지 확인하고, 거절 통보 문자를 보관하세요. 이사 후에도 2년간은 그 집의 전입·임대 상황을 가끔 확인할 가치가 있어요.
집주인이 집을 판다고 할 때: 매수인의 소유권 이전 시점이 만료 2개월 전 이전인지 이후인지가 핵심이에요. 이미 갱신을 청구했다면 그 기록을 매수인에게도 알리세요.
보증금 반환이 늦어질 때: 만기가 지나도 보증금을 못 받고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으로 대항력을 유지한 뒤 이사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계약갱신청구권은 문자로 보내도 효력이 있나요?
네, 형식 제한이 없어서 문자·카톡도 효력이 있어요. 다만 상대가 받았다는 기록이 남아야 하므로 읽음 확인이 되는 수단을 쓰고, 분쟁 가능성이 있으면 내용증명을 함께 보내는 게 안전해요. 문구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합니다"처럼 명확하게 쓰세요.
갱신 때 집주인이 5%보다 더 올리자고 하면 거절해도 되나요?
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면 5%를 넘는 증액 요구에는 응할 의무가 없어요. 지자체 조례로 더 낮은 상한을 정한 경우에는 그 기준이 적용돼요. 임차인이 원해서 5% 넘게 합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지만, 그 경우 권리 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으니 기록을 남기세요.
묵시적 갱신이 된 뒤에도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나요?
네, 묵시적 갱신은 갱신청구권 행사로 보지 않기 때문에 다음 만기에 청구권을 한 번 쓸 수 있어요. 그래서 조건 변화가 없다면 묵시적 갱신이 임차인에게 더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갱신된 계약을 중간에 해지하면 중개수수료를 내야 하나요?
갱신 후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할 수 있고 3개월 뒤 효력이 생기므로, 원칙적으로 새 세입자를 구하는 중개수수료를 임차인이 부담할 의무는 없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에요. 다만 합의로 정한 내용이 있다면 그에 따르니 계약서·합의 내용을 확인하세요.
집주인 부모님이 들어와 산다는 것도 거절 사유가 되나요?
네, 임대인의 직계존속(부모)과 직계비속(자녀)의 실거주도 법정 거절 사유예요. 형제자매나 배우자의 형제는 포함되지 않아요. 거절 후 2년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대상이 돼요.
정리
- 행사 기간: 만료 6개월 전 ~ 2개월 전, 기록 남는 방식으로
- 횟수 1회, 연장 2년, 증액 상한 5% (조례로 더 낮을 수 있음)
- 반전세는 전환율로 환산해 합친 뒤 5% 적용이 실무 관행
- 거절은 법정 사유만, 실거주는 본인·직계존비속까지
- 실거주 거짓 거절은 세 가지 중 큰 금액으로 손해배상
- 묵시적 갱신은 청구권을 아껴 두는 효과
5% 상한 금액은 퍼센트 계산기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바탕으로 했어요. 전환율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와 지자체 조례, 판례 해석은 바뀔 수 있으니 실제 분쟁에서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대한법률구조공단 안내를 함께 확인하세요.